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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가)청년신협 청년인터뷰 8> 광주 활동가 박수민님

청년가치금융에 대한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두달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총 24명의 청년들이 함께해 주셨고 앞으로 매주 한 분의 인터뷰씩 공유드릴 예정이예요. 

그 여덟번째 이야기. 전남 광주에서 활동하시는 박수민님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 자기소개(이름, 거주-활동지역 등)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수민입니다! 현재 광주에서는 광주청년드림은행이라는 청년금융복지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사업을 광주청지트가 위탁해 운영하고 있구요.

 

□ 현재 하고 있는 일, 혹은 과거에 해왔던 일(주된 사업 혹은 활동)은 어떤 일인가요?

저는 원래 방송작가로 일했어요. 5년 정도 시사 라디오 작가로 활동하면서 사회를 보는 저만의 시각이 생겼고 이후 광주경실련이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단체의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프리랜서 작가로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경실련 활동을 하면서 청년과 부채 문제에 대해 관심 갖게 됐습니다. 물론 저 역시 학자금대출을 받으면서 대학을 졸업했고 졸업만 했을 뿐인데 2400만 원 정도의 부채가 발생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경실련 활동을 하면서 여전히 나와 같은 청년이 적지 않고 이로 인해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년네트워크의 ‘청년부채제로캠페인’을 알게 됐고 서울청지트 한영섭 센터장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후 광주에서는 경실련과 대광새마을금고 광주시의회 광주청년센터The숲이 함께 청년부채제로를 함께 하겠다는 협약식을 시작으로 시 차원에서 청년부채실태조사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에 청년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러한 활동 과정에서 광주에도 서울청지트와 같이 청년에게 특화된 경제 교육과 상담 그리고 활동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광주청지트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토대로 광주청년드림은행이라는 청년금융복지지원사업이 시작됐습니다.

 

□ 현재 일을 통해 꿈꾸는/ 만들어가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행복’이요. 우리가 돈을 매개로 청년을 만나지만 결국 돈과 빚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니까요. 어느 순간 돈에 매여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행복해하는 것을 잃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돈이 많으면 무조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돈이 많으면 왜 좋은지 그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분명하지 않아요. 그저 돈이 많으면 돈 걱정이 없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정말 돈이 많다고 돈 걱정을 하지 않을까요? 정말 가난한 것은 물질적 빈곤보다 정신적 빈곤이라고 생각해요. 돈 때문에 행복을 잃은 사람 꿈을 잃는 사람이 없도록 청지트의 가치와 철학을 잘 해석해 알리고 싶어요. 좀 더 쉬운 언어로요.

 

□ 일(생활)에서 금융(자본)의 필요성을 느낀 경우(사례)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청년들을 상담하면서 많이 느껴요. 10만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대부업체 대출을 받거나 내가 필요한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을 대출 받아 빚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마주해요. 저 개인적으로도 대학을 졸업하고 다니던 직장에서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원비가 100만 원 정도 필요했고 당시 융통할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친척언니가 본인이 넣고 있던 보험회사에서 100만원을 대출해서 줬어요. 이 돈으로 네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면서요. 만약 그 때 그 지원금이 없었다면 전 방송작가 일도 못했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일을 안 한 건 아니에요. 항상 무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어요. 학원비만 필요한 게 아니잖아요. 주거나 등록금 이외에도 생활하면서 소소한 비용들이 필요하고 그 때 비상금이 없는 청년이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거죠. 저 역시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일이구요.

 

□ 금융(자본)이 필요할 때 어떻게 조달했는지?

학자금대출은 한국장학재단에서요. 그런데 제가 막 입학할 당시에는 한국장학재단이 아니라 캐피탈 회사에서 빌렸어요. 1학기요. 이자가 너무 높아서 갚아도 갚아도 끝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땐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긴급한 등록금이었고 그걸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거죠. 햇살론도 이용한 적이 있어요. 그 땐 직장이 있어서요. 그런데 제가 직장도 없고 내가 담보로 맡길 것이 없는 상황에서는 근로 소득을 늘릴 수밖에 없었어요.

 

□ 기존 금융에 대한 생각, 이미지는 어떠셨어요?

친절한 가면을 쓰고 있지만 친절하지 않은 곳. 요즘 광고는 금융을 심플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광고 하더라고요. 쉬운 게 좋은 건가? 라는 의문을 갖았죠. 그리고 금융이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 주고 있는가. 그리고 필요로 하는 사람의 기준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가. 단순히 돈을 잘 갚을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 ‘청년신협’에 대한 소개를 들었을 때의 생각, 이미지는 어떠셨어요?

청년들을 위한 여행. 따뜻한 은행(?) 들었을 때의 이미지라기보다 그런 은행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인 것 같아요. 누구나 금융이 필요할 때 편안하게 가서 상담 받고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 ‘청년신협’에 기대하는 것, ‘청년신협’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청년신협에 대한 이미지와 연결되는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청년들의 금융안전망이 되길 바라요. 청년 시기에 금융과 관련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정확하지 않은 금융 정보와 복지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을 대출로 해결할 경우 빚의 악순환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운 건데요. 청년신협은 청년시기에 금융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망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봐요. 맞춤형 금융서비스. 그리고 청년신협의 조합원으로 금융에 대한 좋은 경험과 기억이 본인이 중장년으로 갔을 때 청년세대에게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조합원으로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나 하나 해 나가야죠^^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현재 광주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청년신협 준비 과정에 있어 적극적으로 움직이긴 어렵지만 지역에서도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활동을 위해 노력할게요. 광주에서도 대광새마을금고와 광주청지트 광주경실련의 합작으로 꿈틀은행을 만들었어요. 토닥이나 대구의 디딤과 같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이 아니라 광주광역시 청년(만19세~만39세)들 누구나가 대상이 돼요.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로 최대 150만원까지 대출이 이뤄져요. 물론 대출 전 이 금액이 이 청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인지 다른 연결 정책을 없는지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눠요. 이 꿈틀은행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키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시스템을 만들지 고민중이에요. 청년신협의 과정이 또 많은 영감을 줄 것 같아요.

 

□ 그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청년의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의 문제죠.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가장 약한 층에게서 더 크게 두드러지는거죠. 일자리 문제, 부채 문제, 교육, 심리 등 청년에게서만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잖아요? 청년신협의 과정에서 청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줬으면 해요. 청년이 미래다라고 말하지만 누가 그러더라고요. 청년은 현재라구요. 현재가 없으면 미래도 없어요. 청년신협이 가는 과정에 따뜻한 연대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